(@teshinoteze님 커미션)
백발에 가까운 옅은 은빛의 머리칼이 물결처럼 느슨하게 유영한다. 그의 성정을 드러내듯 평소에는 하나로 낮게 묶고 다니지만, 이따금 타인의 손길이라도 닿는 것인지 길게 늘어진 채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특이하게도 그의 머리칼은 빛을 받으면 마치 홀로그램처럼 금빛과 하늘빛의 하이라이트가 반사된다. 인간이 가지기에 힘든 그 빛깔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다가도 금방 그 아래로 드러난 호박빛의 눈동자가 모든 걸 집중시킨다.
그는 한 마디로 ‘유순해 보이는 사람’ 이다. 은은하게 띄워진 미소나, 따스한 햇빛을 품은 것처럼 보이는 호박빛 눈동자, 다감한 목소리까지. 행동만으로도 그의 직업을 유추할 수 있을 만큼 행동 하나하나에서 곧은 인성을 드러낸다. 다만, 웃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심한지라, 그의 무표정한 낯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다른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Keyword: 부드러운, 다정한, 집착, 이중적인, 아슬한
“제가 너무 늦진 않았나요?”
본성이 그런 사람인마냥 부드럽고 다정하다. 상대를 위하는 모습이나, 눈높이에 맞춰 말을 건네는 모습은 ‘의사’라는 직업이 천직인 것만 같다. 그런 모습에 맞춰 주변 평판 또한 대체로 좋은 편에 속했는데, (그가 좋지 않은 평을 받는 건 멜리테와 가까운 사람들이 유일한 듯하다.) 그가 어떠한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전부 그럴 리가 없다고 여길 정도의 신뢰를 쌓았을 정도라고.
그런 다정함과 부드러움은 오히려 그에게 선을 만들었다. 쉽게 눈치채지도 못할 수준이지만, 그에게 한 번이라도 눈길을 준 사람이라면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부드러움과 다정함은 결국 그 선을 위한 속임수일 뿐이라는 걸.
“당신의 기다림마저 저로 채워졌다면, 기쁜 일이죠.”
따라, 제 선 안에 들인 인물에겐 꽤 집착적인 면모를 보인다.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길, 혹은, 상대의 일상에 온전히 자신이 녹아들길 바라는 것처럼 행동하며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타인에게 이중적인 모습으로 신뢰를 쌓은 사람인 만큼 누구 한 명 손에 넣고 굴릴 수 있음에도 그렇지 않은 것은 그가 제 안에 들인 사람에겐 유독 순한 양처럼 굴기 때문일 것이다. 혹시라도 실망하는 모습조차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그는 오늘도 전부를 꾸민 채 생활을 이어간다.
뭐, 실상 딱히 신경 쓸 부분은 아니지 않은가. 그가 제 선 안에 들인 인물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으며, 앞으로도 단 한 사람뿐이니까.
“그렇게 줄곧, 오직 저만을 바라본다면 좋을 텐데.”
드본테는 아슬한 선을 넘나든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굴다가도, 전부는 아는 존재처럼 행동한다. 아슬하게 넘나드는 선 속에서도 어떠한 위험도 자신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구는 모습은 꼭, 담을 넘나들던 구렁이와도 같았다.
다만, 당신은 이미 그를 알지 않던가? 그는 말간 낯으로 자신을 꾸미고 살다가도 원하는 것이 생긴다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의 집착은 끝내 넘봐선 안 될 것까지 넘보기도 했으나, 이제 하등 상관없는 이야기일 뿐. 이 세상은 모두가 다 같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세상이니. 그가 넘보지 못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001. Devonte
· 시스젠더 남성
· 7월 2일생, 게자리
· RH+ O형
· 오른손잡이
· 낮은 미성의 목소리,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금방이라도 회개해야 할 것 같이 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 필체는 가볍게 흘리는 듯한 느낌이나, 막상 노트를 확인하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애초에 손을 많이 움직이는 편이기에 빠르고, 정확하게 적는 것에 도가 튼 듯하다.
· 그리스 산토리니에 있는 유명 병원의 의사…,였으나 현재 헌터로 각성한 후 [아스클레피오스]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아스클레피오스의 산하 병원으로 직장을 옮겼다. 다만, 현재에도 같은 병원에서 일했던 사람들과 연락하는 모양인지 이따금 찾아가 봉사하기도 한다고.
· 유한 인상과 단아한 미인으로 알게 모르게 인터넷상에서 얼굴이 많이 퍼진 듯하다. 한국에 왔을 때 이따금 시선을 끌기도 했다고.
· 그의 특성은 세간에 알려진 것이 별로 없을 정도로 기록이 전무하다. 그가 특성을 쓸 때면 홀로그램 같은 날개가 보인다는 것과, 물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만 알려졌을 뿐이라고.
· 힐러였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그의 인상과 직업에 가장 알맞은 것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 말들에 드본테는 의뭉스러운 미소만 보이지만.
· 본래 가진 실력이 좋기 때문에, 평소엔 특성 쓰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으며, 던전을 다니는 것보단 후방에서 민간인을 치료하는 것에 전념하는 편이다.
002. Rogan
· 특별한 거 없는 평범한 집안,이라고 알려져 있다. 좀 더 깊게 파보면, 그의 가족은 전부 독실한 신자이며, 그들이 모시는 신은 대중적이지 않다는 정도일까. 그 이상의 정보는 알기가 어려운 듯하다.
· 드본테는 그곳에서 가족과 같이 꽤 신실하게 삶을 보내다 의사 쪽으로 길을 바꿨다. 그의 가족이 한 번은 왜 그 길을 가냐 물었을 때, 드본테는 단 하나만을 말했다. ‘신이 그것을 바라셨다’고.
· 산토리니에 거주하고 있으며, 신전 같은 대저택 안에서 ‘Rogan’이라는 성을 가진 핏줄들이 함께 생활을 같이한다. 대가족 내지는 어떠한 집단에 가까운 모습이며, 그 중 드본테의 가족은 양친과 자신뿐이다.
· 양친은 갑작스러운 드본테의 행보에 의아함을 드러냈다가도 그의 답에 금방 수긍하여 온전히 지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003. Guild
· 6년 전, 32년도에 불현듯 잠에서 깨어나자 그는 이미 각성한 상태였다. 한밤중에도 제 시야를 비추는 빛을 목격하며, 그는 무언가를 확신했다.
· 길드는 당연하다는 듯이 [아스클레피오스]에 들어갔다. 유명할뿐더러 지부도 많은 편이니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굴었다. 이전 병원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겐 적당히 잘 먹힌 변명이었지만.
· 헌터가 되었음에도 던전과 같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늘상 병동에만 머무르며,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것만을 오로지 목적으로 하는 사람처럼 굴었다.
· 그러나 각성 후에는 던전을 꽤 많이 다녔다고 기록되는데, 33년도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길을 뚝 끊었다고. 그 모습은 마치 원하는 걸 손에 넣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004. Like and Dislike
· 바다, 그리고 나의 신. 그가 좋아하는 것은 뚜렷하고도, 유일했다. 그 외의 것은 전부 미천하다 생각하는 것처럼. (비록, 잘 다스린 사회생활로 이를 눈치챈 사람은 몇 없다.)
· 그러니, 좋아하지 않는 것도 당연히 제 것에 손을 대는 존재들이다. 가끔은 자신의 신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못마땅하기도 한 모양인지 익명의 도움을 받아 체술을 익히는 중이라고.
005. Hobby
· 손재주가 꽤 좋다. 요리부터 청소, 빨래까지 집안에 관련된 활동은 아주 월등할 정도이며, 스스로도 이를 취미 삼아 할 정도. 타인이 보기엔 그저 깔끔떠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 종종 기도를 올리는 것처럼 제 두 손을 맞잡는 행동을 취한다. 무엇에 기도를 올리는지 알 수 없으나…, 그의 모습을 보면 그 어떤 신이라도 이루어줄 것만 같다.
006. etc.
· 체온은 적당히 높은 편으로, 손을 잡으면 언제든 따스한 기운을 받을 정도라고. 물론, 그의 체온은 단 사람의 체온을 녹이기 위해 존재하지만.
· 상대를 주로 성, 혹은 헌터명으로 지칭한다. 성으로 부르기 애매할 땐 풀네임으로 부르는 편.
▶️비설
인간은 본디 거대한 존재를 모신다고 하던가요? 그것은 산토리니에 있는 한 가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습니다. 바다를 낀 푸르고 하얗던 그곳에서 그들은 끝내 바다는 모시게 되었으니 말이죠. 그들의 바다는 특별합니다. 자애롭다가도 아이처럼 장난치고, 모든 걸 품어주다가도 벽을 세우고 물러나기도 하죠. 그런 다면성이 위대한 존재에게도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그들에겐 기껍게 다가왔는지, 그건 아마 위대한 존재께서 모르실 게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폐쇄적으로 그들만의 신을 모시며, 살아왔습니다. 부와 명예를 축적하더라도 끝내 돌아오는 곳은 바다의 품이었으니까요.
그들은 그렇게 ‘Rogan’되어 지금도 살아오고 있습니다.
오래된 가문, ‘Rogan’의 장손이자 그토록 바라던 바다를 가까이할 드본테는 이미 어릴 적부터 바다의 꿈을 꾸었습니다. 그는 독실한 신자였으며, 그의 바다는 아무것도 모른 채 신자를 어여삐 여기기만 하던 단 하나의 신이었습니다. 그들은 신전 지하 아래의 신성한 연못에서 만남을 가지며, 친밀해졌고. 드본테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그 꿈을 통해서 신에 대한 사랑을 키우게 됩니다.
끝내, 그 신의 환생인 한 존재를 만나기 전까지요.
✦ 각성 사건 ✦
2032년, 찬란한 여름. 드본테는 각성했다.
어릴 적부터 이어져 오던 꿈결 속에서 그는 언제나 희미한 갈증에 차오른 상태로 삶을 보내왔다. 그러던 중 대붕괴 이후 각성자가 생기며, 꿈은 점차 선명해졌으며, 그로부터 2년 후 그는 자신의 신을 목격하고 그대로 각성하게 된다.
바다를 옮겨 담은 푸른 물결의 신. 어쩌면 그것은 이번에 그 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예지일지도 몰랐다.
[라비린토스λαβύρινθος (SS)]
「열 길 물속을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했는가, 끝없는 미궁에 끝에서 그가 가진 본심은 무엇일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 바로 당신.」
디버프 + 지속힐 (통상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버프인 것 같으나 실상은 디버프인 그런 느낌)
아르키펠라고스(SS)
「감히 바다의 사랑을 넘보았기에 그는 바다에 종속되어버렸다.」
신을 모시는 자(A)
「그는 신을 모셨으며……」
아리아드네의 실(B)
「이 방법만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고」
장막(A)
「신의 눈을 가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어리석게도.
소라(신화) :: 바다의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바다는 언제나….
이 아이템의 소지자는 바다의 목소리를 일시적으로 들을 수 있다.
날개 장식(신화) :: 그는 하늘보다 바다에 가까운 사람이었으나, 인간의 몸으로 바다에 도달하는 것보단 하늘을 비상해 바다를 넘보는 것이 더 쉽다는 걸 알았으니.